소흥 함형주점, 咸亨酒店, Shaoxing
루쉰구리 입구에 있는 쿵이지가 즐겨 갔던 함형주점입니다.
자리 자체는 옛날 그대로지만 굉장히 대기업화 되었어요.
내부엔 코스요리가 나오는 식당이 있고, 저 뒤쪽으로는 무려 함형주점의 고급 호텔입니다.
저는 여기 호텔이 있는지도 몰라서 못 묵어 봤고,
사진으로만 봤는데 굉장하더라고요. 이런 곳이 있는 줄 알았으면 한번 묵어 보는건데...
전경입니다. 쿵이지 동상이 있어요.
쿵이지 식탁에 밥그릇 같은 게 있는데 현지 분들은 저것을 재떨이로 사용하더라고요.
따로 제지가 없는 걸 보면 정말 재떨이가 맞는 것 같습니다.
카알못이라 노출이 과다하여(게다가 원본을..) 쿵이지의 불쌍한 옆모습이 잘 안보이네요ㅠㅠ
나중에 알았지만 쿵이지 뒤쪽으로 바로 보이는 저곳이 술을 파는 곳입니다.
예전에는 전경으로 보이는 저곳이 술집의 전부였던 것 같아요.
제가 갔을 때는 외부가 옛날식 술집으로, 내부가 고급 중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사진을 한참 찍고서 들어가 보니, 그냥 앉으면 되는지 어쩌는지 몰라서 종업원께 손짓발짓 헤멨습니다. 종업원분이 취판?? 하고 젓가락질하는 시늉을 하시길래 뚜이뚜이 했더니 저 동그란 문을 가리키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저게 벽인지 문인지 알게 뭡니까?
그래도 자세히 보니 문같이 생겼길래 밀어도 보고 당겨도 봤는데...
아뿔싸... 자동문이었던 것입니다. 친절히 문을 열어 주셔서 들어갔더니...
더한 난관이 있었습니다. 푸드코트식 주문 체계가 있었고 알파벳 한글자 없이 사진만 잔뜩
ㅠㅠ 심지어 결제는 결제 선진국 답게 큐알코드로만 가능했습니다.
또 다른 종업원 분께 손짓 발짓 하고 구글 번역기를 사용해서 겨우겨우 주문을... 못하고
종업원 분이 지나가는 대학생 같은 친구에게 통역을 부탁했는데,
(아래는 한국어 같지만 영어 대화입니다?)
나: 어떻게 주문할 수 있습니까?
그 친구: 돈이 있어야 합니다(지갑을 꺼내 돈을 보여준다)
나: (내가 거지로 보이나 자존심 상해하며)저도 돈이 있습니다(지갑을 꺼내 돈을 보여준다)
그 친구: 돈을 내면 됩니다
하고 사라지심... 제가 너무 중국에서의 첫날에 당황했던 것인지, 이런 당연한 것을....
이 아니고 현금으로 주문하려면 다른 카운터에서 주문을 해야 했고, 그러면 메뉴를 볼 수 없는 구조더라고요. 그래도 결국 이렇게까지 소통을 도와 주신 친절한 종업원 분이 주문을 도와 주셔서 주문에 성공!!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밥먹으러 온 것이 아니고 쿵이지처럼 황주(샤오싱주)에 회향두를 먹으러 온 것인데...?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알고 보니 술은 또 밖에서 사 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가서 주문하고 인민폐를 냈더니, 이번엔 또 거스름돈을 가지러 종업원 분이 아까 그 카운터에... 어렵네요 어려워...
우여곡절 성공한 주문입니다!
닭은 그저 그랬고... 계란탕 같이 생긴것은 설탕이 잔뜩 들어서 몇숯갈 먹지 못했습니다ㅠ
황주는.... 황주 맛있네요.
그런데...
황주와 회향두를 먹으러 왔는데 대체 회향두는 어디 있단 말인가?
푸드코트 같은 메뉴에도 사진이 안보이고....
먹고 싶지도 않던 닭을 꾸역꾸역 먹다가 저 위에 메뉴판 처럼 생긴걸 뒤적여 보니 회향두가 메뉴에 분명히!! 근데 코스 요리에만!!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또 (이제는 나를 피하고 싶어하는) 종업원께 손짓 발짓으로 물어보니 회향두도 황주처럼 밖에서 시켜야 한다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성공.
정말 너무 감격스러웠습니다.
함형주점의 회향두는 이곳저곳에서 공산품으로 팔기도 하지만,
첫날 여기서 먹었던 것만은 못했습니다.
포장되어 파는 회향두는 보존을 위해 말렸는지 너무 딱딱해서 먹기가 어려웠어요.
함형주점에서 직접 먹었을 때는 부드러워서 정말 먹기 좋았습니다!
이날 먹다가 남아서 그 후 이틀 내내 저녁 소주 안주로 먹었는데요,
그때까지 계속 맛있었어요.
함형주점의 가격대는 주변 식당들에 비해서 비싼 편입니다.
이 곳의 황주 한잔 가격이면 주변 식당에서 어린 황주 한 병(...)을 따라줍니다.
그래도 이렇게 검은 황주는 사실 다른 곳도 비싸요!
안에서 요리나 식사를 하시는 것은 저는 비추 드리고 싶습니다.
밖에서 황주와 회향두를 시켜 쿵이지 동상을 바라보며 한두잔 하는 정도면 충분했을 것 같아요! 저는 안에서 먹어서 후회가 되니까요!
함형주점-루쉰고리 앞 샤오싱 수로의 전경입니다. 운치있네요.
저 집은 식당인지... 호텔인지... 모르겠네요. 무서워서 못가봄.
루쉰고리 입구에 바로 스타벅스가 있어요.
※아메리카노는 메이싀카페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삥 메이싀카페이
한잔은 이 배이, 두잔은 량 배이 입니다!
전 혼자 샤오싱 온 찐따라서 량 배이는 말할 기회조차 없었어요!
사진 찍은 곳은 루쉰고리 앞 흡연구역(...)입니다.
사실 어디서 피워도 누가 뭐라 하지는 않지만 문화 시민처럼 보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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